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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화재조사에 대한 마인드맵 변화 필요

나무에게-- 2013. 8. 27. 11:47
[전문가 칼럼]화재조사에 대한 마인드맵 변화 필요
최진만 구조대장
▲ 오산소방서 최진만 구조대장
우리나라에서 화재통계가 기록으로 집계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행하게도 한일합방이 이루어지던 암울했던 시기에 태동하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당시의 문화수준이나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했을 때 화재통계의 정확성에 의문도 있으나 어찌되었건 간에 당시 화재원인 분류체계에 맞춰 통계가 작성되기까지는 현장조사에 깊게 관여한 담당자가 했을 것이란 사실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화재조사는 100년의 세월동안 말없이 한 켠에서 국민들의 화재예방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화재관련 각종 정책과 연구 자료의 밑거름으로 쓰이고 있다.

사람으로 치자면 100세란 하늘이 내려준 나이란 의미를 뜻하는 상수(上壽)라 하여 경이롭게 받들고 있는데 반해 화재조사의 발전적 행보는 미덥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화재조사의 중요성이 크게 다뤄지지 않고 있음은 무엇 때문일까?

이러한 배경에는 화재조사의 업무특성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참혹한 화재현장을 누벼야 하는 고충에서부터 보고서 작성의 부담감, 피해액 산정의 어려움, 관계자 탐문조사 등과 전문지식 없이는 업무 접근에 엄두가 나지 않는 중압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화재조사는 전문성이 강하게 요구되는 분야로, 어려운 업무로, 피하고 싶은 업무로 인식되었고 인재 발굴육성을 뒷받침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에서 화재조사관 자격증 제도의 법제화를 마련하여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관심을 이끌어내기에는 미흡한 면이 아직도 많다.

사회 환경은 꾸준히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모든 조직이 변화와 혁신의 길목에서 요동치고 있는데 화재조사에 대한 국가기술자격제도의 시행은 새로운 전기(轉機)가 될 수도 있다.

관(官)주도 위주의 화재조사가 민(民)에게도 문호가 열려 개방적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아무나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야로 위상이 높아질 것이며 소방관련 대학에서 자격증 취득을 위한 전문 과목으로 확대시켜 인재 육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들에 대한 특별채용이 가시화된다면 사회비용을 줄이는 효과와 함께 화재조사관으로 당당하게 입문하였다는 특별한 만족감을 충족시켜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한편 민간조사기관의 등장과 화재전담 법률사무소의 개업 등 그야말로 무한 경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수 있다.

이제는 화재조사에 대한 마인드맵(Mind map)이 변해야 한다. 변화 없는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지금까지 힘든 업무라고 폄하했거나 기피했더라도 앞으로 펼쳐질 화재조사는 전문분야에서 일하는 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사실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나온 100년 세월이 헛되지 않았으며 다가올 또 다른 100년의 금자탑을 지금부터 다시 쌓아 올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오산소방서 구조대장 최진만

 

출처:http://www.fpn119.co.kr/sub_read.html?uid=15916§ion=sc87§ion2=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