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교육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

나무에게-- 2013. 6. 8. 02:22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

 

 

박노해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 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무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 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되는 건 안 된다 !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 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키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음의 침묵' 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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