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조사/화재현장 조사서

농가주택(창고용 별채) 화재

나무에게-- 2013. 5. 20. 20:40

 

 

 

 

 

 처음으로 내가 조사한 화재사례였다. 바로 옆에 있던 초등학교 운동장이 좋았고, 나무 그늘이 멋진 학교 였다. 지금은 폐교가 된 상태 였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밤에 다른 팀에 2주간 잠시 근무하게 되어 혼자 온전히 나의 화재조사 사례가 되었다.

다음날 발굴을 하는데 무지 더웠다.

화재 현장이 다 그렇듯이 보험 관련 사항이 없고, 건물도 30년이 넘어 재산 가치가 별로 없는 산 아래 노 부부가 세들어 사는 허름한 시골 스레트 지붕 별채였다.

나의 최초 현장이 아니면 아마도 발굴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짐작하건데 다른 조장이 있었으면 주간에 현장에 가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화재 발생하던 날 밤에 비도 오고 건물이 무너져 엉망진창이 되어 정말 사진 한장 찍지 못하고 왔었다.

위 사진 아래 우측에 쭈그려 않으신 분이 세입자 할아버지인데 워낙 연로 하셔서 손만대면 폭 쓰러지실 것 같았다.

다행히 안채는 멀쩡해서 다행스러웠다.

얼마나 덥던지...--.

이렇게 무너지고 나면 정말 답이 없다.

그리고 이동네가 소방서에서 정말 멀다. 화재가 건물 전체를 돌고 난 뒤에 도착한 것으로 보였다.

화재 잔해물을 전부 제거하면 바닥에서 어느정도 패턴이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지만, 혼자 왔고 땡볕 더운 날씨에 저 잔해물을 다 치우는 건 미친 짓이였다.

결국 문제는 이런 현장을 자세히 조사한들 뭔 소용이 있나 하는 것이다.

발견되는 전기적 특이점도 없고(전기적 원인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아주 높다), 몽땅 타고, 몽땅 무너지고....

전기 차단기에 전기 안전점검을 받은 스티커가 있어서 혹시나 전기로 원인을 확정하면 조금이라도 세입자에게 도움 될까도 생각해 봤지만 택도 없는 생각 이었다.

차단기가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 였지만 화재발생으로 인한 충격으로 그렇게 될 수도 있기에 ....

차단기에 대한 좀더 세밀한 조사가 없었던 점은 아쉽다. --

노 부부가 재산 피해를 상당히 보았지만 건물주가 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아 원만하게 정리 된 것 같았다.

최근에 지나다 보니 별채를 새로 올린걸 보니....

 

노 부부가 오손도손 여생을 잘 보내시길 바란다.

 

 

 

※ 개 요 

발화 건물은 창고로 사용하는 별채 주택으로 세입자가 창고 쪽이 갑자기 밝게 보여 안방에서 나와 보았을 때 건물 전체에서 불꽃이 나오며 타고 있었다고 하고, 안채 외벽에 설치된 적산전력계 휴즈가 녹아 차단되었으며 건물이 전소 및 붕괴된 상태임.

 

- 주간조사 결과 전기적 특이점은 발견치 못함.

- 다만 적산전력계에 연결되어 설치된 두꺼비 집의 퓨즈가 단락되었으며,

- 누전차단기는 전기 시설 복구후 작동시 작동 불량으로 확인됨.

- 소손정도가 심하여 발화위치만 확인 가능하고 발굴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음.

 

 

화재현장_조사서_(2012-000)-가창면 농가주택.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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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 조사서 (2012-115)-가창 삼산리 주택.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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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현장_조사서_(2012-000)-가창면 농가주택.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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